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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log에 지쳐서 이주를 결심한 개발자

Velog를 떠나 svelte 기반의 개인 블로그로 이주하기까지의 기록

notesvelte

3년간 활동했던 Velog를 떠나 개인 블로그로 이주해왔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Velog로 이주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이번 글에서는 개인 블로그의 첫 포스트로 제가 Velog를 떠난 결정적인 이유들을 가볍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가볍게 읽어주세요!

👉 이제 유물이 된 Velog: https://velog.io/@ksr20612/posts (velog.io, 새 창)

AI 기반의 양산형 글들로 포화되기 시작한 Velog

개발자는 프로그램에 본인의 철학과 개성, 논리를 담는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자의 글에서도 그런 철학과 개성, 논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다양한 글을 읽는 재미가 꽤나 있었습니다. 제가 Velog에서 활동한 이유도 그랬습니다. 제 글을 쓰기 위함도 있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읽고 생각하는 재미도 분명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자극적인 쇼츠 성격의 글들, 에이전트가 찾아준 듯한 기술적인 해법들, 정형화된 문체가 피드를 채우기 시작하더군요. 팔로우한 개발자분들이 한 분씩 점점 Velog를 떠나는 것을 보면서 한 문장 한 문장 의미를 담고 깎는 긴 글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음이 점점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플랫폼에 제 글이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들의 주제가 AI를 통한 기술적 성과 중심으로 수렴하는 Velog

제가 지향하는 개발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에는 Velog에서 저와 결이 비슷한 개발자들의 연구나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글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의 Velog는 트렌드에 맞춰 에이전틱 코딩, "AI로 만든" 같은 접두사를 붙인 서비스들을 소개하는 글로 수렴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런 글들이 흥미롭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그런 트렌디한 글들로 주제의 다양성이 사라져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좀더 안정적인 글들만 올라오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이러한 방향성은 비단 Velog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올해 초를 기점으로 Geek news (news.hada.io, 새 창)에 올라오는 글들도 AI 관련 글들로 넘쳐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Geek news에는 개발 철학, 디자인, 접근성 같은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올라오곤 합니다. 여전히 의도적으로 주제의 다양성을 지키며 글들을 큐레이팅하려는 모습들이 Velog에 비해서는 느껴진달까요. 그런 글들과 글에 달린 극단적인 댓글들을 보면서 낄낄대는 재미도, 제 개발 방향성에 대해서 사색에 잠기는 재미도 아직까지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는 지난 봄부터 HCI Today (hci.today, 새 창)라는 플랫폼에서 글들을 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HCI, 접근성, 인클루시브 디자인 등 제가 관심있는 분야의 글들이 넘치게 올라옵니다. 매주 금요일 오전, 읽을 만한 글들을 메일로 보내주는데요, 학술 논문부터 블로그 포스트까지 다양한 HCI 아티클들을 읽기 쉬운 형태로 요약해 줍니다. 너무 값지고 흥미로운 글들이 많아서 이 플랫폼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 글들도 언젠가는 HCI Today에 소개되는 날도 오겠죠? ☺️

기술 지향적인 글들은 Geek news에서, 인간 지향적인 글들은 HCI Today를 통해 접하는 것으로 최근의 제 읽기 방식을 정제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 HCI 매거진 구독해보세요(대가없는 홍보): https://www.hci.today/ko (hci.today, 새 창)

내 가치를 담은 나만의 블로그

Velog에서는 블로그를 커스텀하기 어려웠습니다. 좀더 사람들이 읽기 쉽게 구성을 변경해야겠다는 고민들을 하면서도, 실제로 그런 작업들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서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 블로그를 일종의 실험실으로서 제 지향점들을 좀더 녹여낼 수 있는 공간처럼 활용하려 합니다.

그 일환으로 항상 사용해보고 싶었던 svelte(sveltekit) 를 사용했습니다. 물론 아이러니하게도 일부 기능에서는 Cursor(Grok)의 도움을 받았지만 직접 공부해가며 svelte를 사용하는 경험 자체가 의미있게 느껴졌습니다. AI 트렌드로 기술의 세계에서도 빈익빈부익부가 심해지고 있는 와중에 언더독인 svelte를 공부하는 것 자체가 좀더 정형화되지 않은, 의식적인 코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최근에는 그냥 단순히 next, react를 전제로 개발을 시작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저조차도 그런 개발에 익숙해졌는 걸요 ​😅​).

그리고 실제로 svelte를 사용해 개발해보면서 svelte가 꽤나 직관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항상 강점이라고 떠들던 보일러 플레이트에서 체감되는 강점은 거의 없었는데, {@attach}를 통해 마크다운 안쪽의 코드 블록 DOM 노드를 쉽게 제어한다거나(React였다면 useRef 활용해서 이것저것 해줘야 했을 것임), bind를 통해 양방향으로 쉽게 상태를 바인딩할 수 있다는 점(물론 이건 vue의 장점이기도 함)이 좋았습니다. React에 익숙해진 기존의 개발 방식을 벗어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온 개발을 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attach 어노테이션을 통해 엘리먼트에 직접 스크립트를 주입할 수 있더라구요!
<div class="markdown-body prose prose-neutral dark:prose-invert max-w-4xl" {@attach enhanceCodeBlocks}>
  {@html html}
</div>
// bind를 통해 쉽게 양방향으로도 상태을 바인드할 수 있더군요!
<Sheet.Root bind:open={menuOpen}>

앞으로 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러한 소소한 발견들을 더 할 수 있게 되겠지요? 앞으로 ⏱️째깍악어🐊에서는 쉽게 채울 수 없는 갈증들을 여기서는 좀더 자유롭게 채워봐야겠습니다.

앞으로의 다짐

혹자는 제 글들을 보며 쓸데 없는 글이라고, 커리어에 도움되지 않는 작업들이라고 말합니다(당장 많은 면접들과 밋업에서 너무 많이 들었어요 😂). 그런데 이게 제가 지향하는 글이고 개발이거든요. 성능과 기술 지향적인 개발을 외치는 와중에도 저는 저만의 색으로 계속 인간 지향적인 개발을 할 겁니다. 그리고 이 테크 블로그는 그런 작업들로 가득 찬 멋진 아카이브가 되겠지요.

Dongyeon.log